노조에 굴복당한 임경국 신참전무
2011-04-08 오세원 기자
또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마지막 보루였던 노동조합마저 뚫렸다.
이번만큼은 노조(勞組)가 단호하게 낙하산 인사를 막을 줄 알았는데… 또 ‘인사청문회’라는 명분으로 낙하산 인사를 감싸 안았다.
건설공제조합 다수의 직원들은 노조가 나서서 출근저지 투쟁 등 강경노선으로 낙하산 인사를 막아내 줄줄 내심 기대했었다.
그러나 건설공제조합(이하 건공) 관계자들은 이번도 “혹시나 한게 역시나로 끝났다”는 시쿵둥한 반응이다.
건공에 낙하산 인사가 투하될 때마다 되풀이되는 노조의 대응은 한편의 코미디를 보는 것같다는 게 건공측 관계자들이나 외부인들의 시각이다.
특히 건설회관 근무자들이나 건설회관을 방문하는 방문객들이 노조측 명의로 건설회관 1층에 나붙은 대자보에 무감각할 수 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노조측이 내 걸은 대자보 내용을 읽어보면 낙하산 인사를 단호하게 막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내포되어 있다.
그러나 노조측은 매번 칼을 뽑고도 인사청문회라는 명분을 들어 흐지부지 칼집에 칼을 도로 넣곤 한다.
건설회관 입주단체 한 관계자는 대자보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또 낙하산 인사가 오는구나! 코미디가 시작되었군”라고 … 익명을 요구한 건공측 한 관계자는 “노조는 낙하산 인사를 막겠다는 의지가 없다”며 “조합원들은 노조가 자신들의 밥그릇을 챙기기 위한 연례행사로 치부한다”고 비꼬았다.
지난 4일 건공 노조측은 임경국 신임 전무이사를 상대로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장장 3시간 동안 임경국 전무이사는 노조측 관계자들의 자질 및 업무검증에 관련된 질문에 일일이 답했다.
인사청문회를 무사히 마친 임경국 전무이사는 노조측의 출근 허락을 받고, 그 다음 날인 5일 위풍당당하게 정상 출근했다.
노조측 한 관계자는 인사청문회 前 본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노조가 주관하는 인사청문회에 낙하산 인사로 분류된 임경국 내정자가 (합의)참석하지 않을 경우 출근저지 투쟁 등 강경노선으로 맞설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결국 한 단체의 경영자급 임원이 구차한 목숨을 연명하기 위해 노조측 요구에 백기투항 한 것처럼 비춰졌다.
낙하산 선배가 물려준 자리를 후배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인사청문회’라는 굴욕을 참아냈다는 게 복수의 관계자들의 자의적인 평가이다.
노조 또한 인사청문회라는 명분을 내걸어 낙하산 인사 논란을 종식시켰다.
이는 분명 직무유기이다.
낙하산 인사를 막아야 하는 게 노조의 존재이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경영진과 모종의 합의가 이루어진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관련 당사자들은 “근거없는 이야기이다”고 일축했다.
건설단체 한 관계자는 “낙하산 인사 논란의 얼굴 팔림은 잠깐이다”며 “그 순간만 참으면 3년이 행복해 진다”고 비아냥 거렸다.
한편 낙하산인사로 분류되는 건설공제조합 신참 경영진들과 노조가 ‘인사청문회’라는 ‘수상한 동거’ 속에 묻혀있는 진짜 목적에 대해 산업계는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