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의장과 오찬 내내 고속철 얘기만, 수주 ‘청신호’
2010-05-17 어혜원 기자
김형오 의장은 10일 저녁 브라질 고속철 프로젝트의 핵심관계자들인 교통부 장관 및 차관, 육상교통청장, 하원교통위원장 등을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의 한국대사관으로 초청, 3시간 30여분 동안 만찬을 하며 한국 고속철의 우수성과 경제성을 설명하고 한국의 경험과 기술의 이전을 약속, 브라질 측으로부터 대단히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브라질측은 특히 2004년 고속철을 개통한 한국이 당초 우려와 달리 운행 1년 만에 흑자를 기록하고 현재는 매년 약 3억 달러의 흑자를 실현하고 있다는 경제성과에 대한 설명에서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을 만큼 지대한 관심을 보이며, 한국의 국회의장이 직접 브라질까지 와서 한국의 고속철 수주 지원 활동을 펴는데 대해 대단히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브라질측은 또한 “한국은 고속철 기술과 연구에서 분명히 앞서가고 있으며, 브라질이 고속철 사업에서 무엇을 얻으려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한국이 프로젝트를 맡게 되면 분명히 성공적으로 할 것이다”고 밝히는 등 노선설계에서부터 참여해 온 한국의 수주노력을 대단히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교통부장관과 차관을 비롯한 고속철 프로젝트의 핵심관계자들이 이처럼 한꺼번에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의장 초청 만찬에 참여, 고속철을 주제로 장시간에 걸쳐 우호적 대화를 나눈 것 자체가 대단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어 11일 브라질 상ㆍ하원 의장을 공식 면담하는 자리에서도 전날에 이어 브라질 고속철 건설 프로젝트의 한국 수주를 위한 지원에 전력을 기울였다.
특히 하원의장과는 2시간여에 걸친 공식 오찬동안 내내 고속철 얘기만 하면서, 한국 고속철의 우수성과 경제성을 깊이 인식시킴으로써 하원의장 및 하원교통위원장 등으로부터 대단히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뒀다.
브라질 고속철 프로젝트는 브라질 內 2대 도시인 리우데자네이로-상파울루를 거쳐 깜삐나스까지의 총 510km를 2016년까지 200억 달러(약24조원)를 투입해 건설하는 초대형 국책사업이다.
오는 8월 공개입찰이 시작되는 이 사업에는 현재 한국과 일본, 중국, 프랑스, 독일 등이 경쟁하며 치열한 수주전을 펴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국이 따낸 200억 달러의 아랍에미리트(UAE)의 원전수주와 비슷한 규모다.
김 의장은 재작년말 UAE방문 때 이 나라 왕세자를 직접 만나 3차례의 면담을 가지면서 한국의 원전수주를 위한 토대를 닦았듯이, 이번에도 남미 순방에 맞춰 브라질 고속철사업의 핵심관계자들을 대거 만나 수주를 위한 강력한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브라질 교통부 장관·차관, 육상교통청장, 하원 교통위원장 등 만남이날(10일) 만남에서 김 의장은 한국이 프랑스로부터 고속철 기술을 들여왔지만 이제는 세계 최고수준의 자체 고속철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품질을 보증하면서도 2016년 리우 올림픽 개최까지 공기를 맞출 수 있는 유일한 국가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의장은 “한국은 고속철에 대한 기술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시작해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체 기술을 개발해 가장 안전하게 고속철을 운행 중”이라면서, “한국 고속철이 브라질에 진출하면 한국이 가진 고속철 관련 기술을 100% 이전할 것을 국회의장으로서 분명히 약속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특히 “한국이 고속철 도입으로 전국이 반나절 경제권이 되었듯이, 브라질이 고속철을 도입하게 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한국이 가진 경험과 기술을 완벽하게 이전해 줌으로써 브라질이 우리가 초기에 겪었던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의장은 또 “한국은 건설 초기 여러 반대도 있었으나 2004년 개통 후 3년만에 이용객 1억 명을 돌파하고 작년 말에는 2억명을 넘었으며, 현재는 하루 평균 10만명이 고속철을 이용 중”이라고 설명하고, “서울과 부산사이에는 항공, 고속도로, 국도, 지방도 등 많은 교통수단이 있으나 고속철이 이를 압도하고 있듯이, 한국보다 도로사정이 좋지 않은 브라질도 고속철을 건설하면 모든 것을 압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의장은 또 “고속철은 단순한 철도사업이 아니라 현대 과학기술 역량의 총체적 결집체로 다른 분야에 대한 파급효과는 막대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빠울루 빠쑤스 교통부장관은 “브라질이 건설하려는 고속철 노선은 인구와 지형 등에서 한국과 유사한 점이 많다”면서 “한국이 프랑스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았던 것처럼 브라질도 기술이전을 받아 자체 기술을 개발하고, 이것으로 인해 다른 산업기술도 함께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빠쑤스 장관은 이어 “고속철은 단순한 교통프로젝트가 아니라는 것을 그동안 한국 관계자들로부터 많이 들었으나 국회의장께서 직접 설명을 해 주니 대단히 인상 깊다”면서 “한국은 처음부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 많은 열정을 보여주었고, 한국이 이 프로젝트를 맡는다면 양국관계는 크게 확대되고 발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베르나루두 휘게이레두 육상교통청장은 “한국은 한국이 고속철을 시작할 때 겪었던 많은 어려움을 브라질이 겪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한국이 사업을 맡게 되면 그러한 애로점들이 없도록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믿는다”면서 “한국은 브라질이 어떤 고속철을 원하고 있는지, 이 사업으로부터 무엇을 얻으려는지 분명하게 알고 있는 나라”라고 말했다.
또 미우똔 몬찌 하원교통위원장은 “경쟁국들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한국이 이 프로젝트를 맡게 되면 성공적으로 추진할 것이란 점”이라고 말했고, 끌라우지우 쌈빠이우 하원의원(한-브라질 의원친선협회장)은 “개인적으로는 한국이 고속철 프로젝트를 맡을 수 있도록 응원하고 있으며, 한국이 이런 프로젝트를 맡는 것이 브라질에 가장 유익한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등 대단히 우호적 반응들이 나왔다.
이날 만찬간담회에는 최경림 주브라질대사와 김용구(자유선진당)이용경(창조한국당)·이춘식(한나라당)·배은희(한나라당) 의원, 서선덕 브라질 고속철도 한국사업단장, 허용범 국회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브라질 상하원 의장과의 만남이날 미셀 떼메 하원의장과 공식회담에 이은 오찬에서 김 의장은 “브라질이 한국 고속철을 선택하면 기술이전을 100% 보장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지금 결정하면 2016년 리우 올림픽에 맞춰 공사를 완공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고 브라질측을 설득했다.
이에 처음에는 고속철 사업내용에 대해 잘 모르던 떼메 의장은 2시간여의 대화 끝에 “한국의 기술이전과 공기단축 얘기에 큰 감명을 받았다”며, 자신이 올 대통령 선거에서 부통령 후보가 되면 한국측 손을 들어주겠다는 약속도 했다.
떼메 하원의장은 올해 10월 열리는 대선에서 여당연합 부통령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또한 오찬에 동석한 반델레이 마크리스 하원 교통위원회 의원은 자신이 작년 말 고속철 관계로 한국을 다녀왔다고 소개하면서, “한국고속철은 역세권 개발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게 다른 나라 고속철과 비교할 때 큰 장점”이라고 강조하는 등 한국고속철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앞장서 설명했다.
역시 동석한 엘리제우 빠질랴 하원의원은 교통부 장관 및 하원 교통위원장을 지낸 인사로, “인구가 밀집한 한국과 달리 인구가 분산된 브라질은 고속철로 경제성을 맞출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나타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마크리스 의원이 나서서 “한국만이 브라질 정부가 생각하는 것보다 요금을 낮춰 맞출 수 있는 나라”라고 거드는 등 한국고속철의 경제성에 대한 대화가 이어졌다.
김형오 의장도 “브라질이 고속철을 계획하는 리우-깜빠니아간 510km의 권역인구는 서울-부산간 인구보다 많다.
또 한국은 교통인프라가 잘 발달돼 서울-부산 간에 항공, 고속도로, 국도, 지방도가 다 있지만 운행 1년만에 흑자를 기록하고 현재는 매년 약 3억 달러의 흑자를 실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참석자들은 한국고속철의 경제성에 대해 대단히 우호적 입장을 갖게 되었다.
주브라질 대사관 관계자는 “김형오 의장과 오찬을 함께한 하원의장, 하원 교통위원장, 작년에 방한한 반델레이 마크리스 하원 교통위원회 의원은 모두 상파울루 출신”이라면서 “이들이 한국 고속철에 대해 긍정적 의사를 밝힌 것은 그만큼 한국의 수주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브라질리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떼메 하원의장 및 조제 사르네이 상원의장과의 회담에서도 김 의장은 한국고속철에 대한 홍보와 우수성 강조에 상당시간을 할애했다.
김 의장은 “한국의 고속철은 세계 어느나라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이며 경쟁력을 갖고 있다”면서 “한국만이 2016년 리우 올림픽 전 완공이라는 정해진 기간 안에 공사를 마칠 수 있고, 한국이 가진 기술력을 100% 이전해줄 의사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한국이 가난극복과 산업발전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기술을 중남미의 선도국가이자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브라질과 공유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브라질 대통령 출신으로 상원의장만 3번째인 사르네이 상원의장은 “한국의 계속적인 변화와 발전에 늘 깊은 감명을 받고 있다.
김 의장의 이번 브라질 방문으로 양국간 우호협력이 한층 강화되는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면서, “브라질도 경제발전 속에 교통수단을 많이 개발 확장해야하며, 이런 차원에서 추진중인 고속철 프로젝트를 한국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