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감리협회·한국CM협회, 통합 협상 ‘진검승부’ 스타트

2010-03-30     임소라 기자
CM협회, “일장적 언론플레이다” 무대응 초지일관관련업계“감리·CM업계 발전위해 통합 가능성 열어둬야” 건축 3단체의 통합논의가 진통(본지 3월 15일자 기사 ‘건축 3단체 통합 나만의 짝사랑’ 참고)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국건설감리협회 신임 박민규 회장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감리협회 신임 박민규 회장은 지난달 25일 취임사를 통해 “CM관계자들과 충분한 논의를 통해 양 기관 통합에 최선을 다 할 것이다”고 속내를 들어냈다.
이날 박민규 회장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을 것 같았던 ‘뜨거운 감자’를 수면위로 끄집어 낸 것이다.
박 회장은 또 취임직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통합과 관련)필요하다면 관련법 개정에도 나서겠다”며 강한 통합의지를 밝혔다.
이후 박 회장은 CM협회 배영휘 회장과도 만나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박 회장의 움직임에 대해 CM협회 반응은 싸늘하다.
감리협회의 ‘일방적 언론플레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CM협회 한 관계자는 “협회 내부에서는 그에 대한 논의가 오가지 않고 있어 할 말이 없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감리협회 박민규 회장은 29일 가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감리제도가 시대적 상황에 의해 시행되었던 것처럼 이제 또다른 시대적 상황에 맞게 해외시장에서 국내 감리업체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글로벌스탠다드에 맞게 변화시켜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며 “감리 또는 CM의 명칭 등 관련 용어나 외형적, 형식적 문제가 아니라 업무중심의 내용적 통합, 감리와 CM의 개념통합이 갖는 의미를 충분히 살릴 수 있는 통합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양 업계의 입장 또한 엇갈리고 있다.
감리업계는 대체적으로 통합을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CM업계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 감리협회의 움직임에 대응을 회피하고 있다.
현재 감리협회와 CM협회의 이사직을 동시에 맡고 있는 (주)삼안의 정영묵 부회장은 “시장에서 CM이라는 이름으로 수행되는 업무 중 생소한 것은 하나도 없다.
CM은 결코 새로운 업역이 아니다”며 “이미 ‘서비스’로 제공되고 있는 일들을 CM이라는 이름으로 용역을 발주하는 것 뿐이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또 “지금 책임감리라는 이름으로 ‘설계관리’와 ‘시공관리’, ‘원가관리’를 수행하고 있다”며 “양 단체가 흡수·통합된다면 그에 대한 대가기준, 업체선정, 시장의 다변화 등 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실제로, 감리업체와 CM업체는 실적신고를 어디에다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에 쌓여있다.
현재의 책임감리와 CM업무가 크게 다르지 않고 유사업무의 중복으로 인해 실적신고시 협회를 택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CM전문기업인 한미파슨스조차도 감리협회에 실적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협회의 이익 때문에 실적신고를 문제 삼자는 것이 아니지만, 국내 건설경기의 침체로 업체들이 자꾸 해외로 눈을 돌리는 마당에 감리실적과 CM실적은 해외시장 진출에 있어 평가에 크게 작용하게 된다.
업무의 내용은 다르지 않은데 감리는 큰 점수를 받지 못한다는 이유다.
한편 정영묵 부회장은 “지금 단순히 협회의 생존을 논하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건설사업 수행업무는 세계 어디를 가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업계의 교통정리가 이루어지면 우리 업계는 세계무대에서 좀 더 나은 평가를 받고 더 많은 업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다”며 “이제 감리와 CM의 해외진출을 생각할 때”라고 강조했다.
향후 양 단체의 통합문제는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