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경영, 글로벌 경제위기로 시험대 올라
2010-03-22 오세원 기자
이날 ‘기업책임, 잃어버린 10년으로부터의 교훈’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케이스 달시 사무국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기업 內 비윤리적 행위가 증가할 수 있으므로 윤리경영 담당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케이스 달시 사무국장은 2000년대 초반에 발생한 엔론, 월드콤 등의 분식회계와 뮤추얼펀드 업계의 불법거래 스캔들 등 비윤리적 기업경영 사례를 언급하면서, 이미 10년 전부터 회계부정, 과열된 자본시장, 규제당국과 내부감사시스템의 실패 등과 함께 이른바 ‘탐욕의 문화’가 확산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할 여건이 조성되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2008년 미국發 금융위기가 본격화 된 이후에는 기업 부정, 부패사건들이 미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유럽, 중동, 아시아 등 전세계적 현상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세계적인 컨설팅회사 에른스트 앤 영이 22개 국가의 주요 기업 경영진 2,2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경영진의 55%가 금융위기 상황에서 기업부패 문제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응답했다.
“금융위기 상황에서 단기적 성과 추구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내의 압박 때문에 기업에서 비윤리적 행위가 많아진다”고 달시 사무국장은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윤리경영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기업들은 우선적으로 건전한 내부 통제시스템을 구축해 잠재적 부패·비윤리 행위를 제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모든 조직구성원들이 공유할 수 있는 신뢰의 조직문화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달시 사무국장은 또 이번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얻게 된 교훈으로서 성공적 윤리경영 실천과제 10가지 항목을 제시했다.
성공적 윤리·준법경영 실천과제 10가지 항목은 △강력한 윤리·준법경영 위원회 및 리더십 체제 구축 △올바른 실천 전략의 개발과 실행 △강력한 감사 및 통제시스템 유지 △주주 권리의 존중 및 보호 △정직한 재무보고 △리스크 관리시스템 강화 △공시·투명성 필요조건 충족 △종업원, 지역사회, 환경 등 이해관계자 이해 존중 △이행상충 상황의 방지 △윤리·준법 문화의 배양 등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초청강연 후 정병철 전경련 부회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달시 사무국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한국기업들이 보여준 자신감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면서, “한국기업들의 사회적 책임활동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부회장은 “글로벌 경제시기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전경련과 미국기업윤리임원협의회 두 기관의 교류협력을 통해 글로벌 윤리경영,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등 핵심 이슈에 대한 대응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전경련과 미국기업윤리임원협의회는 지난 2008년 5월 양자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윤리경영, CSR 분야에서 교류·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