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업계 ‘먹튀’들 “입찰비리에서부터 부실시공까지…” 총망라
2009-03-09 오세원 기자
특히 판교 붕괴사고를 비롯해 용산사태, 그리고 입찰비리 등에 직·간접으로 관여되어 있는 건설사들은 ‘먹튀’ 비난을 받고 있다.
우선 국내 굴지 대형건설사들의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15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택지개발지구 SK케미칼 연구소 신축 공사 현장에서 터파기 공사도중 축대가 무너지면서 인부 11명이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해, 이중 3명이 숨졌다.
이 사고는 공사현장에서 매번 반복되는 안전 불감증 때문에 일어난 사고로 시공사인 SK건설과 인접도로 공사를 시공중인 삼성물산 건설부문간 책임원인을 두고 ‘남의 탓’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판교 붕괴사고가 발생한지 불과 4일만인 19일에는 임광토건이 건설중인 수원시 조원동 ‘임광그대家’ 아파트 신축공사현장에서 H빔 옹벽과 흙더미가 붕괴되어 인부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건설현장의 ‘안전 불감증’이 심각함을 드러냈다.
경부고속철도 2단계 공사 부실논란은 나라안을 떠들석하게 만들었다.
경부고속철도(KTX) 2단계 공사에서 콘크리트 침목에 균열이 발생하면서 부실공사 논란에 이은 업체선정 특혜 의혹, 감리감독 허술, 보고체계 문제까지 표면화되며 일파만파로 커졌다.
KTX 2단계 부실 논란에 이어 한신공영이 시공중인 인천 월미도 모노레일 공사 현장에서도 벌트를 박아야 할 곳에 용접을 하는 등 기본 설계를 바꾼 사실이 드러나, 또 한번 국민을 경악케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터진 용산 사태로 건설과 관련되어 있는 뉴타운, 재개발 정책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 끓었다.
시민단체들은 공통적으로 재개발 과정에서 건설사와 정부의 결탁을 지적했고, ‘부동산 5賊’으로 건설 재벌, 부동산 관벌, 정치인, 보수언론, 일부 학자 등을 지목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를 발생시킨 용산4지역 재개발 사업에는 삼성물산,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3社가 역대 최강의 컨소시엄을 구성,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중 삼성물산이 지분 40%로 주간사를 맡고 있으며 대림산업과 포스코건설은 각각 30% 지분을 가지고 참여했다.
그리고 올들어서 관급공사 입찰비리가 무더기로 적발되어 건설산업에 대한 이미지를 추락 시켰다.
강원 춘천시가 발주한 621억원 규모의 도시형 폐기물종합처리시설(턴키입찰)에 대한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금품과 향응 등을 주고받은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것.이번 입찰비리에 관련된 기소자만도 동부건설 간부를 비롯해 공무원, 심사 평가위원 등 모두 합쳐 20명에 달했다.
건설업체 관계자들은 심사위원 및 관계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향응과 접대는 물론 별도로 1,000만원~2,000만원의 사례금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서울 동남권유통단지 건설을 둘러싼 입찰비리와 관련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평가위원 교수들과 대형 건설업체 임직원들이 무더기로 유죄선고를 받았다.
이 사건은 입찰당시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 등 업계순위 1~5위권 대형건설업체들이 1조원대의 동남권유통단지 건설공사를 따기 위해 11명의 평가위원들에게 최고 수억원의 뇌물파티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었다.
지난해에는 1천억원대의 국책공사인 울산신항만 2단계 북방파제 공사 입찰을 앞두고 입찰 평가위원을 선정하는 회의실에서 도청장치가 발견돼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공사는 삼성물산컨소시엄이 시공사로 선정되었으며 당시 한라건설, SK건설, 대우건설, 삼성중공업이 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했다.
해당 경찰서는 이 도청사건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증거를 찾지 못하고 미궁에 빠져 있는 상태이다.
이처럼 턴키방식으로 발주되고 있는 대형 관급공사는 공사금액이 워낙 크고 특정 대형건설사들이 공사를 도맡다 보니, 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당시 포스코건설을 이끌었던 한수양 전 사장이 납품업체로부터 금품을 받는 사실이 적발되어 개인비리로 퇴진하는 등 이 사건은 청렴을 줄기차게 강조해 온 건설사 CEO가 연류되었다는 점에서 건설 산업계를 우울하게 만든 사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