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건설공제조합, 완장찬 철밥통
[결산노트 분석 ①]조합원들, “대대적인 구조조정 필요하다” 주문
[오마이건설뉴스 오세원 기자] 지난 2월 26일 대한설비건설공제조합(이사장 김기석ㆍ사진) 총회장은 상임감사 선임건과 맞물려 낙하산 인사에 대한 성토와 함께 조합운영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이날 설비건설공제조합(이하 조합) 대의원들은 “타 조합에 비해 1인당 생산성이 60%에도 못 미치는 데도 불구하고 완장(관리직) 찬 사람들이 많다.”, “조합원들을 대신해 위탁경영을 맡고 있는 조합이 사실상 적자운영에도 불구하고, 조합원들의 이익보다는 조합 임직원들 배만 채우고 있다.”, “조합은 매년 직원 연봉 인상 등 자신들의 배만 채우고 있다.”,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지는 사람들이 없다.”,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등 조합을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대다수 조합 대의원들은 조합이 조합원들의 돈을 가지고 자신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데에 대체적으로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한 조합원은 “올해 건설경기의 회복 조짐이 보이면서 건설시장도 온기가 돌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 종합건설업체 부실에 따른 조합원사들의 부도 예상 등으로 조합의 많은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에 조합이 바짝 긴장해야 한다”며 “내년에는 웃고 박수치면서 회계보고를 했으며 한다”고 말해 (조합)경영효율화를 우회적으로 주문하기도 했다.
설비건설공제조합의 규모는 지난해 12월말 기준 조합원수 6,592개사, 출자좌수 64만3,293좌, 자본금 6,088억6,600만원이다.
전년도와 비교해 조합원수는 2.4%(155개사), 출자좌수는 3.1%(1만9,569좌), 자본금은 4.0%(236억1,700만원) 각각 증가했다.
그리고 당기순이익 52억5,500만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당시 한 조합원은 “연구소 설립과 관련 출자금 등을 감안할 때 사실상 적자를 면치 못했다”며 “올해 불투명한 경기와 녹녹치 않은 시장 상황 등을 고려, 조합원사 부도로 상당 규모의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조합 ‘2014년도 결산자료’에 따르면 1인당 평균연봉은 6,657억3,000여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인건비 총액은 79억8,900만원으로 전년도 76억2,200만원 보다 4.8% 올랐다. 그리고 올해 인건비는 84억2,100만원으로 지난해 보다 4억3,200만원이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1,462억원을 기록한 건설공제조합의 경우, 불투명한 건설경기를 감안해 임원 기본급 동결 및 직원 2%인상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설비업계 관계자는 “조합은 구조조정이 필요한 기관인데도 매년 인건비를 올려 직원 평균연봉 6,000만원을 초과하는 직장이 됐다”며 “반면, 연매출 10억 미만 조합원들이 전체 70%를 차지하고 있는 조합원사들의 직원 연봉은 초라한 실정이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지금 조합은 인원 조정 등 책임감 있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해야 할 시기”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자는 이같은 설비업계의 목소리에 대해 설비건설공제조합 입장을 들어보기 위하여 서면질의서를 보냈으나, 조합 관계자로부터 “사실에 근거한 보도를 요망한다”는 문자만 받았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