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업 부도압박, ‘부도 도미노’ 우려

2008-11-19     이태영 기자
1997년 외환 위기 때에는 기업의 부실이 문제가 되었으나 현재의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는 기업뿐만 아니라 가계의 부실까지 우려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건설업체들의 부도 압박이 현실화될 경우 건설업계의 부도 도미노 위기까지 우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8일 국회 김영선 정무위원장이 주최한 ‘건설금융 위기극복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같이 밝혔다.
김현아 연구위원은 이날 ‘건설금융, 왜 위기인가?’란 주제발표를 통해 8월말 현재 금융권 전체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07조 5,000억원에 달해 가계의 금융자산 가치하락, 고용침체 지속 등의 영향으로 내수침체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가계 부담이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외환위기 당시에서 기업의 부실이 문제가 됐을 뿐 가계에는 큰 문제가 없었으나 현재는 가계의 부채 부담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주택 등 민간 건축시장에서 구매자인 가계의 부채 부담 증가는 구매능력 저하로 연계돼 주택 구매력 회복에 장기간 소요될 전망이어서 미분양해소와 주택수요 정상화가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위원은 금융 기관들의 왜곡된 자금운용 구조도 현 금융위기를 초래하는데 한몫했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비율)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들이 70%인데 반해 한국만 아시아 지역에서 유일하게 100%가 넘은 126.5%이다.
한국의 예대율은 2004년말까지만 해도 99.9%였으나 3년 6개월 사이에 26.7% 증가했다.
이는 예금으로 조달할 수 없는 부족자금을 은행채ㆍCD 등으로 조달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가계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은 장기대출로 전환했으나 금융기관들의 자금조달은 여전히 단기자금에 의존한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p인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CD와 연동돼있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부동산 가격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또한 금융기관과 가계, 기업의 ‘부실 동조화 현상’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국내 부동산 관련 금융의 부실화 가능성은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서 매우 희박하다”고 밝힌 뒤 “하지만 실물경기 침체로 가계의 구매력 저하, 금융기관들의 신용경색에 따른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중단 등이 건설사의 부도 등으로 현실화되면 금융기관도 부실위험에 당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건설 업체들의 부도 압박 심화가 현실화 될 경우 건설업계의 ‘부도 도미노’ 위기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2008년 10월까지 건설업체의 누적 부도업체 수는 총 327개사로 전년 동기배비47.3% 증가했다.
특히 10월 들어 부도업체 수가 급증하고 있어 미분양 주택 해소가 지연될 경우 시행사에 대한 자금대여나 일부 PF우발 채무인수 위험이 증가되어 부도 도미노에 휩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건설사에 대한 정부의 구조조정 프로그램 시행을 앞두고 경영위기를 모면하려는 무리한 자금조달 수요가 증가되고 있고 특히 연말 신용평가 조정을 앞두고 위기감만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의 미분양 매입 규모는 2조원으로 1만호를 매입하는데 불과하고 조건도 까다로워 정부의 미분양 매입, 보유 토지 매입 등은 건설사의 단기간 유동성 확보에 도움이 안되며, 금융기관들을 통한 만기연장 조치 역시 정상적 자금조달이 어려운 금융기관으로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 결국 정부의 직접적인 유동성 지원으로 정책을 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택 건설경기의 회복시기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하반기 실물경기가 회복될 경우 주택경기도 2009년 4/4분기 이후 회복될 것이지만, 만일 내년 하반기에도 실물경기가 회복되지 못할 경우 부동산 가격 하락폭은 확대돼 주택경기 회복시기도 2010년쯤으로 지연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