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왕국 LH, 비위퇴직자 퇴직금 전액 지급 ‘논란’

2014-09-02     오세원 기자

[오마이건설뉴스 오세원 기자] 총부채 134조원, 하루 이자만 124억원에 달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퇴직금 지급이 도마에 올랐다.

LH는 지난 2009년 통합이후 뇌물수수, 공금횡령 등 비위행위로 파면 또는 해임당한 직원의 퇴직금을 감액 없이 정상 지급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함진규 새누리당 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김모 계장의 경우 인천지역본부에서 전세임대업무를 담당하면서 지난 2013년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회사돈 4억7,900만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파면당한 후 재판에 회부됐으나 중간정산 후 남아있던 퇴직금 770만원은 정상 수령했다.

이와 함께, 위례신도시사업단에서 판매업무를 담당하던 허모 부장의 경우도 철거업자로부터 사업상에 편의를 봐달라는 명목으로 2,000만원을 받았다가 파면됐으나 역시 남아있던 퇴직금 1천3백만원 전액을 챙기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또한, 광교사업본부에서 근무하던 홍모 부장은 근무시간에 정선카지노를 수회 방문했다가 근무지 무단이탈로 감사원 감사에 적발되어 해임되었으나 퇴직금은 전액 수령했다.

그리고, 부산울산지역본부에 근무하던 정모 부장의 경우 공사업체로부터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지난 2009년 7월부터 9월말까지 총 4회에 걸쳐 321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수수한 사실이 드러나 파면되었으나 총 8,900만원의 퇴직금은 전액 수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밖에도 정모 과장의 경우 서울지역본부에서 자재구매업무를 담당하면서 지난 2009년 6월경 자재영업자로부터 300만원의 금품을 받고 자재품질시험성적서를 조작했다가 파면되었으나 퇴직금 7,900만원 전액을 수령했다.

이처럼 비위행위로 인해 형사고발까지 당하고 강제 퇴사하는 직원들이 퇴직금을 고스란히 챙길 수 있었던 것은 LH가 사내 퇴직금 제도를 설정하면서 비위퇴직자에 대한 퇴직금감액내용은 포함시키지 않고 운영해왔기에 가능했다고 함진규 의원측은 밝혔다.

일반공무원의 경우 5년 이상 근무한 사람은 파면 당했을 경우 퇴직금의 절반만 수령가능하다.

한편 LH공사는 올해 6월에서야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대책에 따라 비위행위로 인한 퇴직의 경우 퇴직금의 10%를 감액하고 기소되면 추가 10% 감액 등 최대 20%를 감액하는 내용으로 보수규정을 뒤늦게 개정했다.

한편 함진규 의원은 “국민의 혈세로 비위퇴직자의 퇴직금까지 챙겨주는 것은 공기업 방만경영의 한 단면을 드러낸 것이다”며, “향후 일반공무원 퇴직금 지급규정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