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링공제조합․협회 요직 官피아 ‘독차지’
김치동 엔협 상근부회장 엔공서 ‘낙하산 세탁’ 후 재취업 성공..3년 더 연장
엔공, 남궁민 KTL 원장 상근부이사장 선임했지만 4개월째 그분을 기다리는 중
[오마이건설뉴스-오세원기자]세월호 여객선 침몰과 관련, 일명 ‘관피아’ 논란이 사회 핫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 산하단체인 엔지니어링공제조합(이하 엔공)과 한국엔지니어링협회(이하 엔협)가 도마위에 올랐다.
이들 양 민간단체에는 산업통상자원부 OB출신인 ‘산피아’가 요직인 상근부이사장과 상근부회장 자리를 차지, 실권을 쥐고 있다.
문제는 엔지니어링공제조합의 경우, 지난 2월 정기총회를 통해 임기가 만료된 김치동 상근부이사장 후임으로 남궁민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원장을 선임했지만, 엔공은 4개월째 자리를 비워둔 채 그분(남궁민 원장)을 마냥 기다리는 중이다.
현재 건설관련공제조합은 공제사업에 대한 전문성 및 책임성 확보와 특히, 리스크관리를 위해 상근이사장체제로 운영하고 있지만, 엔공은 비상근이사장체제로 운영해 사실상 상근부이사장이 전문성과 책임성 갖고 리스크관리를 해야 한다.
이에 따라 엔공은 상근부이사장의 장기공백으로 인해 업무의 불편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공제조합의 경우는 상근부이사장직을 외부인사 영입보다는 내부인사에게 맡기는 것이 적격이라는 게 주위 관계자들의 이구동성이다.
이에 대해 엔공 고위 관계자는 “남궁민 KTL 원장의 후임자 선정이 늦어져 취임이 늦어지고 있다”며 “마냥 비워 둘 수 없는 입장이라, 자리를 없애든지, 내부발탁을 통해 새로 선임하든지, 조만간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다만, 정부(산업통상자원부)와의 관계 때문에 서두르지 않고 있을 뿐이다”며, “특히 염려되는 부분은 공석이 장기화될 경우, 정치권에서 눈독을 들이면 문제가 더 심각해 진다”고 피력했다.
한편 엔공 상근부이사장 장기공백과 관련 일부에서는 지난 4월 발생한 국가적 참사 세월호 침몰 원인 중 하나로 정부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가 지적되며, 선임을 보류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성 루머가 나돌고 있다.
엔협 상근부회장으로 재취업에 성공한 김치동 상근부회장도 논란거리다.
김치동 상근부회장 역시 산피아(기술표준원 지식산업표준국장) 출신으로 엔공에서 ‘낙하산 세탁’을 통해 엔협에 재취업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로써, 뼈속까지 산피아로 평가되는 김치동 상근부회장은 3년이라는 노후생활을 보장 받은 것이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내부직원들이 떠안아야 한다. 우선, 직원들의 입장에서는 열심히 일하면 상근부이사장(부회장)직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없다. 아울러, 한참 일할 나이에 (낙하산 인사로 인한)인사적체로 인해 ‘자의반 타의반’ 실업자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관피아들처럼 재취업할 곳이 있는 것도 아니다.
실업자 신세로, 여기 저기 이력서를 들이 밀어야 하는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이 시점에서 이들 양 단체뿐만 아니라, 그동안 퇴직관료 출신들이 독차지하고 있는 주요 민간단체 자리를 꼭 그들(관피아)로 채워야하는지, 질문을 던져본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이제는 관료들이 스스로 특권과 기득권을 내려놓을 때가 아닌가 싶다. 다시 한번 주문한다. 꼭 민간단체 요직까지 퇴직 관료가 맡아야 하는지를 정부에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