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단체 통폐합, “지금이 적기다”

2008-10-27     이태영 기자
최근 건설업계 유동성 위기와 맞물려 건설단체 통·폐합론이 설득력을 얻고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본지가 지난 7월 실시한 ‘건설분야 협회·단체의 서비스 질적 평가 및 통폐합’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중 73%가 건설관련 단체 통폐합에 ‘찬성’한 바 있다.
당시 설문조사에서 건설업계 종사자 10명중 7명이 통폐합에 찬성했으며, 통폐합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유사기능의 통폐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66.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건설회사의 회비부담 경감 필요’ 21.2%, ‘인력 구조조정 필요’ 10.0%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건설산업과 관련된 대표적인 협회기구인 대한건설협회를 중심으로 통폐합이 추진될 경우 가장 통폐합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협회, 단체에 대한 질의에서는 대형건설업체의 모임인 한국건설경영협회가 19.2%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그 다음으로 한국주택협회(17.5%), 한국건설기술인협회(14.04%)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설문조사 당시 상황과 사뭇 다르다는 것이다.
건설업계가 심각한 유동성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유사기능 협회의 2중 3중 가입으로 내년 회비납부에 상당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따라서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업계에게만 구조조정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건설관련 단체들도 심각하게 이 문제를 고려해 봐야 한다”며 “업계가 죽느냐 사느냐는 길목에서 내년 협회비 납부는 엄두도 못내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협회 관계자도 “내년에 협회비 납부실적이 저조할 것은 불을 보듯 뻔 한 사실이다”며 “협회도 내년 사업계획을 구상해야 하지만, 지금 당장 내년 살림살이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협회 통합문제는 관련법 개정 등이 뒤따라야 한다”며 “통폐합의 최대 걸림돌은 협회간 갈등보다 정부 퇴직관료의 낙하산인사 관행이다”고 꼬집었다.
한편 건설단체 통폐합 방안으로 유사기능을 가진 단체들을 건설협회로 흡수·통합하는 방안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관련 산업계를 중심으로 이번 만큼은 꼭 이 문제를 집고 넘어가야 한다며 통폐합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할 때가 되었다는 데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